*0615 / 쿠로아카데이 주제 :영원할 줄 알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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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냥한 손길이 끊임없이 마음을 어루만진다.
차라리, 포기하면 편할 텐데, 라고 생각했다.
2.
이곳에 들어오기 전,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이 건물에 갇혀있었다. 큼지막한 창문을 통해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지만 굵은 쇠창살이 쳐져있어서인지, 방안에 앉아있는 쿠로오는 전혀 시원함을 느끼지 못했다. 창문 밖에는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어째서 다들 똑같은 복장을 입고 있는 걸까. 사람들이라기보다는 표정이 그려지지 않은 사람 모양의 종이 인형에 가까워 보인다. 사회생활 전반에 대한 기억마저 사라진 쿠로오였지만, 이 하얀 건물과, 이곳을 둘러싼 모든 존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해의 위치가 바뀌었다. 창 밖에 곧게 서 있는 소나무의 그림자가 길어져있다. 곧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입가엔 친절한 척 미소를 머금고 인사를 건네지만, 안경 뒤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은 남자가 들어올 것이다.
백의의 천사는 무슨.
탁상 위에는 두 개의 약병이 놓여있다. 각각 검은 색 알약과 빨간 색 알약이 담겨있었다. 잠이 들 때에는 검은 색을 한 알, 잠에서 깨어났을 땐 빨간 색 알약을 한 알 삼킨다.
이윽고 정해진 시간이 되자 똑똑,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쿠로오가 들어오세요, 라고 대답하자 살며시 문이 열리고,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들어섰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를 하고, 쿠로오가 앉아 있는 침대 곁에 있는 간이의자에 앉아 말없이 시선을 보냈다. 그에, 쿠로오는 테이블 위에 있는 빨간 알약을 하나 삼켰다.
이제, 꿈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시간이다. 꿈을 이야기 하면, 의사는 그 꿈 속의 왜곡된 세계에서 쿠로오의 영혼 깊숙이 숨어있는 심리적 병인을 찾아내려 할 것이다. 아마도 그는 쿠로오를 파괴적인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에서 실행할 기회를 엿보는 사회적 부적응자 쯤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쿠로오를 꿈의 세계에서 구해내 현실로 환원시켜려 한다. 환자인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말이지. 참으로 인정사정없이 상냥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병원에 들어오기 전의 기억은 전혀 없지만, 나 그런 사람 아니었다고.
쿠로오는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저 의사에게 제대로 된 꿈 이야기를 들려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상담 시간이 되자 쿠로오는 눈을 감고, 조금 전에 꾼 꿈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악몽을 꿨었다.
뇌리에 깊은 고동이 울려 퍼졌다.
안녕, 나는 또 달아나요.
안개가 낀 듯, 기억이 흐릿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림자를 향해 쿠로오가 손을 뻗으려는데,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이의 음성이 겹쳐왔다.
쿠로오 씨, 쿠로오 씨.
“쿠로오 씨.”
“아.”
불현듯 또렷이 들리는 음성에 쿠로오가 상념에서 깨어났다. 곁에 있는 예민하고 날카로워 보이는 눈동자는 이미 쿠로오의 마음 깊은 곳을 속속히 파헤칠 준비를 마친 듯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담담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화를 이끌어냈다.
“그럼, 꿈을 이야기 해 주세요.”
꿈에서 깨어나고 나서는 늘 비참한 기분이 들곤 했지만, 쿠로오는 늘 꿈을 꾸고 있고 싶었다. 꿈속에 등장하는 그 사람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기억을 통째로 잊어버린 자신이 무의식 속에서 매일 매일 찾아다닐 정도로 소중한 사람. 꼭꼭 숨겨두고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기억의 단편을, 속으로 저를 실컷 비웃고 있을지도 모르는 저 낯선 의사와 공유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쿠로오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약기운 탓인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저번에 편하게 이야기 하랬던 것 같으니, 반말로 해도 괜찮겠지.
“엄청난 부잣집에 가는 꿈을 꿨어. 어느 정도였냐면, 거실에 커다란 어항이 있었는데, 스킨스쿠버 장비를 단 사람들이 어항 안에 들어가서 청소를 하고 있었어.”
쿠로오가 꿈의 내용을 떠올려 보려는 듯 잠시 말을 멈추자, 의사는 담담히 질문을 건넸다.
“어항 안에 사람 말고 다른 무엇이 있었나요?”
“어항 속에는…….형형색색의 열대어, 백상아리와 산호초,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같이 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생태계를 어항 속에 가둬놓은 느낌이 들 정도로. 물고기 밥으로는 랍스타를 주더라고.”
“꿈속에 나온 그 집은 쿠로오 씨 집이었나요?”
“아니, 그건 내 집이 아니야. 나는... 글쎄, 손님이었을까. 아니, 손님도 아니고, 그냥 타인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요?”
“그야 물고기 밥으로 랍스타를 줄 정도로 부자였는데, 나한테는 딱딱한 빵덩어리를 줬으니까.”
“더 기억나시는 것이 있습니까?”
쿠로오가 머릿속으로 이전에 꾸었던 꿈의 잔상을 쫓으며 적당히 떠오르는 대로 둘러대는데, 의사는 그런 쿠로오의 상태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 눈을 빛내며 꿈의 내용을 점점 집요하게 캐물었다. 그에 쿠로오는 짜증이 몰려오는 듯 했지만, 겉으로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딱히…. 별거 없는 내 꿈 이야기보다, 오늘은 선생 이야기를 하는 게 어때?”
“사담을 하기엔 시간이 아까운데요.”
“상담의 기본은 신뢰관계 형성 아닌가? 선생을 믿을 수 있게 되면, 나도 더 솔직하게 털어 놓게 될지도 모르지.”
“지금까지 거짓말을 해 오셨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거짓말을 했다기보단, 애초에 꿈을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하게 기억하지는 못 해. 그래서 말하다가 중간 중간 적당히 지어낸 것도 있어.”
“.....뭐 물어보고 싶으신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칼 같이 거절할 것 같은 인상이었는데, 의외로 대답해줄 의향이 있어 보였다.쿠로오는 안경 너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전부터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독신이야?”
“네.”
“결혼 안 한 거야, 아님 이혼하고 돌싱?”
“아직 안 했어요.”
“아직 안 했다, 라는건 애인은 있다는 뜻?”
“쿠로오 씨 치료와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 같네요.”
알려주기 싫은 건가. 뭐, 알고 싶던 정보는 적당히 건졌으니까.
“그럼, 선생이 말하는 이 치료이야기 말인데…….”
“....?”
안경 너머의 암녹색 눈동자가 말을 흐리는 쿠로오를 의아하게 바라보자, 쿠로오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정말로, 효과 있다고 생각해?”
쿠로오의 질문에 의사는 잠시 말을 잃은 듯 했다.
“...저, 면허 있는데요.”
“장난으로 말한 거, 아니야.”
“저도 장난으로 상담하지 않습니다만.”
하여간, 한 마디도 안 지려 하지.
쿠로오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고,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말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역시 안 하는 것이.
“말씀하실 것 있으면, 그냥 하세요.”
상대방은 쿠로오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단번에 꿰뚫어보고 명쾌하게 답을 내 주었다. 그에, 쿠로오는 과연 정신과 의사네, 라고 생각하면서 속내를 털어놓았다.
“몇 번이나 상담을 해왔다고 하지만, 병원 안에는 모르는 사람들밖에 없더라고. 솔직히, 선생 얼굴도 낯설고.”
쿠로오의 말에, 의사는 픽 웃었다.
“제가, 낯설어요?”
그는 안경 너머로 지그시 쿠로오를 바라보더니, 차트에 무언가를 휘갈겨 썼다.
0615. 증상 재발. n차 약물 투여.
3.
또다. 또 다시 ‘그’의 꿈을 꾼다.
쿠로오가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정말 자연스러웠고, 잉크가 물에 퍼지듯 빨랐다. 바다에서 건져낸 에메랄드처럼 오묘한 색감의 눈동자와 아이처럼 톡 튀어나온 볼, 곧게 뻗은 목선.
쿠로오가 넋을 잃은 채 ‘그’를 감상하는데, ‘그’는 쿠로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작은 입술이 움직이자 나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돌아가세요.
‘그’는 툭, 하고, 너무도 간단하게, 쿠로오를 ‘그’의 세계에서 밀어냈다.
4.
잠에서 깬 쿠로오는 ‘그’를 찾아야겠다, 고 마음을 굳혔다. ‘그’가 누구이건, 자기와 어떤 관계였던, 살아있는 사람이든 이미 죽은 사람이든.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건물에 갇혀있는 쿠로오였지만, 이곳이 정말로 병원이라면, 멀쩡한 사람이 된 것처럼 연기하면 머지않아 퇴원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선을 돌려 창살 밖 세상을 바라봤다. 늘 그랬던 것처럼, 종이 인형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해가 움직이고, 나무의 그림자가 천천히 길어졌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똑똑,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쿠로오는 들어와, 라고 말하면서 테이블 위에 놓인 약병을 집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 온 의사가 자리에 앉는 동안, 쿠로오는 빨간 색 알약을 한 알 삼켰다. 의사는 쿠로오의 침대 곁의 자리에 앉고, 시선을 맞춰왔다.
“그럼, 꿈을 말해 주세요.”
이전보다는 친숙해진 의사의 얼굴이었지만, 쿠로오는 늘 하던 대로 꿈을 지어 냈다.
“…저번 꿈에서 갔던 집보다 더 어마어마한 부자 집에 갔어. 그 집 아들이 자기 개인 온실 정원을 안내해주겠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정원이라고 칭할 크기가 아니었달까. 온실에 들어가는 문은 평범한 크기였는데, 한 발자국 내딛으니 그냥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느낌이었지. 영화 속에 나오는 미로로 된 장미 정원보다도 더 컸었어. 그냥 숲이었다고 하는 게 좋겠네. 정원의 양 옆에는 아쿠아리움처럼 거대한 인공 호수가 있었는데, 호수에서 고래가 올라와서 물을 뿜고....”
의사는 길게 이어지는 쿠로오의 이야기를 차분히 경청했다.
5.
쿠로오 씨.
늘 잡힐 듯 잡히지 않던 ‘그’는 심정의 변화가 생겼는지, 슬며시 쿠로오의 손을 잡아왔다. 맞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열기에, 쿠로오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혹시, 꿈이 아닌 건가.
‘그’는 쿠로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눈을 접고 웃었다. 가느다란 손이 쿠로오의 뺨을 감싸고, 고개를 살짝 들어 쿠로오의 시선을 제대로 마주쳐왔다. 신기한 색. 쿠로오가 홀린 듯 ‘그’에게 입을 맞추려는데, 귓가에 이명이 들렸다. 갑자기 두통이 일고, 식은땀이 흘렀다. 예감이 좋지 않다.
돌아갈 시간이에요.
무시 하자, 고 생각하며 쿠로오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데,
“테츠로 씨.”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렸다. 쿠로오는 번쩍, 눈을 떴다. 또 다시, 영원할 줄 알았던 달콤한 꿈의 세계에서 내쳐졌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는데, 시야 가득히 그를 현실로 이끌고 나온 사람의 얼굴이 비쳤다.
“정신이 드세요?”
“너, 언제부터, 여기에...?!”
화들짝 놀라며, 짧게 묻는 쿠로오에게 의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다시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대답했다.
“저는 줄곧 여기에 있었는데요. 멀리 다녀오신 것은 쿠로오 씨 입니다.”
쿠로오는 몸이 굳어진 채, 눈동자만 간신히 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왠지, 위화감이 들었다. 창살밖에는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다. 건너편에는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앉아 있고, 해도 늘 있던 위치에 떠 있었다. 모두 정상인데. 침대 옆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약병이 있다. 항상 저곳에 두었던 알약이었으니 무슨 용도인 줄은 알고 있다. 분명히, 왼쪽이 잠이 수면을 유도하는약, 오른쪽이 각성제였지. 그런데도 쿠로오는 테이블을 빤히 쳐다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문제라도?”
“...약이 언제부터 흰색이었어?”
쿠로오는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한순간, 담담하던 상대의 얼굴에 파문이 일었다. 차트를 들고 있는 그의 손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시야에 잡혔다.
“......흰색, 입니까.”
“....?”
“오늘 상담은 여기까지 하죠.”
의사는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황급히 나가다가 문가에 한 번 부딪쳤는지 쿵, 소리가 났다. 으, 아프겠다. 그런데, 선생이 먼저 상담을 일찍 끝마치는 것은 드문 일 아닌가. 쿠로오는 그가 빠져 나간 문을 빤히 바라보다가, 남아있는 약기운에 현기증이 나지 않도록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발밑에서 차가운 금속이 느껴졌다. 바닥에 의사가 떨어뜨리고 간 차트가 있었다. 짤막짤막하게 진단 기록이 적혀있는데, 클립에 꽂힌 종이의 양이 상당히 두툼했다. 대수롭지 않게 종이를 휘리릭 넘겨보던 쿠로오는 일순간 마네킹처럼 뻣뻣히 굳었다. 뭐야,이게.
내가, 5년 동안이나, 같은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다고?
분명히 며칠 전에 처음 보는 의사였는데?
믿을 수 없는 기록에 혼란스러워진 쿠로오는 차트를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그리고서는 아마도 이곳에 온 뒤, 처음으로, 방문을 열고 나섰다. 실내화를 신고 나오지 않아, 발바닥에 까슬까슬한 카펫의 감촉이 전해졌다. 방문을 나서니, 지금껏 감옥같이 갑갑해 보이던 방 안과는 달리, 밝은 조명이 쏟아져 내렸다. 긴 복도를 끝에는 널따란 응접실이 있다. 여러 명의 환자들이 소파에 앉아 스크린 TV를 보고 있다. 안내데스크 너머에는 간호사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저기요, 하고 쿠로오가 부르자, 그 중 한명이 황급히 일어나 데스크로 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제, 담당 의사 분의 성함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환자분 성함이?"
"쿠로오 테츠로, 입니다."
간호사는 키보드를 가볍게 두드리더니, 화면에 나타난 정보를 불러주었다.
"아카아시 선생님이시네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쿠로오는 번개를 맞은 듯 했다. 간호사에게 담당 의사 개인 연구실 위치를 캐묻고, 답변을 듣자마자 걸음을 재촉했다. 방의 문고리를 낚아채듯 잡고, 거칠게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창가 쪽에 등을 지고 서 있는 사람이 보였다. 성큼성큼 다가선 쿠로오가 어깨를 붙잡고 돌려세우는데, 꿈에서나 들리던 그리운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다녀오셨어요, 쿠로오 씨.”
돌아선 이의 눈가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고여 있었다. 두 손으로 제 뺨을 감싸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시선을 맞추는 쿠로오에게, 아카아시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누구인지, 기억 나셨어요?”
그에 쿠로오는 아카아시를 온 힘으로 끌어안았다. 품에서 느껴지는 온기.
지금 쿠로오가 있는 곳은 분명히, 꿈의 세계가 아니다.
“케이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쿠로오의 품에 고개를 묻고 안겨있던 아카아시가 시선을 들었다.
“아직, 다 치료되신 것 아니에요. 언제까지라도 곁에 있을테니까….”
말끝을 흐리던 아카아시는 결국 맺혀있던 눈물을 떨어뜨리고, 매달리듯 쿠로오를 바라보았다.
“제발, 포기하고 싶다는 말만은, 다시는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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